가상자산 미래보나? 치솟은 위메이드 주가 ‘엇갈린 시선’

국내 P2E 도입 반기나? 두드러지는 주가 상승 P2E 생태계 초기단계···주식가치 속단은 일러

2021-11-05     이호준 인턴기자
‘미르4’ 글로벌 버전이 P2E 모델을 개척하며, 위메이드 주식은 연일 주가가 치솟았다./ 위메이드

위메이드 MMORPG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미르4’ 글로벌 버전이 P2E 모델을 개척하며 연일 주가가 치솟은 가운데, 항간에선 상반된 시선이 나타나고 있다.

상반된 의견을 이루는 큰 축은 블록체인 경제를 포함한 P2E(플레이투언) 모델 도입이다. P2E란 게임시장에 등장한 새로운 시장모델로, 강해지기 위해 과금이 따랐던 P2W(플레이투윈)과 다르게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 일례로 포켓몬스터 게임과 유사한 ‘엑시인피니티’는 대표적인 P2E 게임으로 필리핀·브라질 등 국가에서 유입되는 유저가 많다. 이더리움 기반 DApp인 이 게임은 한 달에 유저 1인이 벌 수 있는 수익이 한화 약 50만원 정도에 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가 제시한 P2E모델에서는 게임 내 통용되는 재화를 암호화폐 ‘위믹스’(위메이드 암호화폐)로 교환하고, 거래소에서 현금화 가능하다. 이같은 방식은 게임사가 버그·복제 우려를 들어 재화 거래에 개입했던 과거와 달리, 영향을 최소화하는 점에서 유저 친화적이다. 특히, 이 지점에서 NFT가 민팅된 재화도 거래될 수 있어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시스템)에 더욱 근접했다.

실적이 발표된 3일, 위메이드 주가는 전일 대비 장중 3.60% 상승한 19만원에 장을 마감, 신고가를 경신했다./ 네이버 증권

새로운 시장개념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개인투자자 순매수세가 몰리면서 위메이드는 NFT 수혜주로 떠올랐다. 주가 상승에 긍정요인은 3분기 뚜렷한 실적과 4분기 계획에 명시된 호재가 있다. 특히, 기존 게임문화를 전환할 가능성을 비롯해 메타버스 등 미래 비전을 가시화하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3일 위메이드 3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633억원, 당기순이익은 17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 뚜렷한 흑자전환으로 해석된다. 이에 실적이 발표된 3일, 전일 대비 장중 3.60% 상승한 19만원에 장을 마감, 신고가를 경신했다.

또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위메이드 측은 4분기 예정된 이벤트도 다수 소개했다. 위메이드는 주력 게임 콘텐츠 ‘미르4’ 드레이코 유틸리티 토큰을 거래할 수 있는 ‘엑스드레이코’ 가상자산거래소 및 NFT 캐릭터 거래소를 11월 16일, 12월 14일 연이어 오픈한다. 또한 앞선 2일 초기 단계 디파이에 해당하는 DSP(드레이코 스테이킹 시스템)를 론칭하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향후 약 100개 이상 게임에서 ‘위믹스’를 게임에 특화한 기축통화로 만들 방침이다.

'돈깡의 알고하는 투자' 유튜브 채널

반면, P2E 시장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들어 주가 상승을 호도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도 나온다. 유튜버 '돈깡의 알고하는 투자'는 게임 내 통화량 조절이 주가상승 뒤 위험요인임을 강조했다. 그는 “게임 내에서도 인플레이션 및 디플레이션이 존재한다”며 “현재는 P2E 초기단계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을 뿐 언제든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같은 MMORPG 게임 ‘로스크아크’ 내 재화 ‘골드’가 이런 문제에 직면한 사례가 확인된다. 소위 ‘쌀먹(게임 내 재화를 거래해 현물로 교환하는 유저)’ 유저 사이에서 금화 가치 폭락이 관찰되는 수준에서 인플레이션으로 번졌다. 인플레이션 요인은 △골드 소모처 미추가 △골드 생성제한 업데이트 미비 등이 언급됐다.

그가 우려하는 부분도 다르지 않다. 게임 내 재화가 수요·공급이 맞지 않는 경우다. 흑철을 모아 수급 가능한 드레이코 토큰이 게임 생태계에서 소비없이 증식만 한다면, 실제 현실에서 통화량이 폭증한 것과 비견될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게 번진다. 돈깡은 “코인을 사기 위한 드레이코 벌이에 사람들이 몰릴 경우 생태계는 머지않아 무너질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지금까지 나온 사실을 종합하면, 소위 ‘떡상’임은 분명하다. 신고가를 경신한 지난 3일 기준, 주가는 3개월 간 268% 상승했다. 그러나 잇따른 상승으로 투자경고 조치를 피할 수 없었다. 투자경고 조치가 내려진 4일, 주가는 급락했다. 장 개시 시점에서 매수와 매도가 치열하게 맞붙던 주가는 서서히 떨어져, 전일보다 12.05% 하락했다. 떨어지는 주가에 일부 개미 투자자는 “당장 내일은 하한가까지 내려갈까 두렵다”는 의사를 표하는가 하면, “투자경고가 내려졌으니 신용매수자들이 떨어져 나가 오히려 좋다”는 의견도 확인된다.

한편, 법안은 변화를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행 게임산업법은 거래 및 현금 환전을 유도하는 게임에 등급 평가 규제를 가하고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 게임은 아직 회색 영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사행성’이라는 오명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위메이드에 대한 가치평가가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주가 또한 정부규제에 따르는 리스크와 상응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