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K-POP 뮤비 고화질로? 에스파도 커버한다

SM·유튜브 "세대 간 공감 이끌어 K팝 저변 넓힐 것" HOT·SES 등 1세대 아이돌 콘텐츠, 새롭게 탄생 예정

2021-11-04     이호준·손세일 인턴기자
4일 SM과 유튜브는 실시간 스트리밍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X 유튜브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유튜브가 K팝 뮤직비디오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로 지나간 추억을 되새겨 세대 간 공감을 이끈다.

4일 SM과 유튜브는 실시간 스트리밍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X 유튜브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4일부터 매주 목요일, 유튜브 자체 플랫폼 내에 차례로 공개될 콘텐츠는 SM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대라면 반가울 소식으로 가득하다. H.O.T. S.E.S. 등 1990-2000년대 아이돌 뮤직비디오가 고화질 콘텐츠로 복원될 뿐 아니라, 에스파 등 현재 활동하고 있는 신인 아티스트가 재해석하는 리크리에이티드 콘텐츠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같은 콘텐츠는 K팝 전성기를 아카이브로 정리한다는 뜻이 포함돼 더욱 반갑다는 평이다.

4일 오전 실시된 기자간담회에는 △SM 이성수 대표 △에스파 카리나 △에스파 지젤 △유튜브 이선정 전무 등 프로젝트에 참여한 다양한 인사가 참석해 기획의도와 참여소감을 밝혔다. 특히, 다국적 그룹인 에스파는 K팝을 재발굴해 '백워드 스필오버(backward spillover)' 현상을 이끌 수 있는 주역으로 자리해 한층 의미가 강조됐다. 또 에스파 멤버 나이대는 ‘한류’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2000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기도 해, 약 20여년을 함께한 K팝이 역사로 정리될 단계에 왔다는 사실을 실감케 했다.

에스파 카리나와 지젤은 앞선 이성수 대표 발언을 보충하며, 세대를 잇는 K팝 특성과 재창작에 따르는 고민을 언급했다./ SM엔터테인먼트

이날 행사는 리오 코헨 유튜브 글로벌 뮤직 총괄 대표가 보내온 영상 축하 메시지로 시작했다. 자유롭고 대담한 풍모가 느껴진 그는 “K팝은 간단한 과제 하나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그 과제란 음악 본연이 가진 메시지로, 좋은 음악으로 더 넓은 팬층을 확보한다는 원론적인 차원이 강조됐다. 리오 코헨 총괄 대표는 이같은 과제에 대해 “한국은 ‘유튜브 박사’가 많아 오히려 쉬운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음악과 함께하는 여정’으로 은유했다.

다음으로 SM 이성수 대표는 “이번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는 세대를 잇는 문화 저변 확대를 목표로 시작했다”며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에 국적을 불문한 수많은 K팝 팬이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행사가 시작하기 1시간 전 업로드된 H.O.T. ‘전사의 후예’ 4K 리마스터링 뮤직비디오에는 각국 언어로 표현된 찬사가 댓글란에 즐비하다. 그는 이러한 K팝 인기에 대해 재차 기쁜 마음을 표하며, 프로슈머 즉 제 2창작자로 부상한 K팝 팬덤 예우도 잊지 않았다. 이 대표는 “2차 창작 문화가 바로 K팝”이라며 리마스터링 프로젝트 일환으로 에스파가 12월 선보일 유튜브 오리지널 2차 창작 콘텐츠도 귀띔했다.

에스파가 마이크를 들자 뜨거운 관심이 쏟아졌다. 에스파 카리나와 지젤은 앞선 이 대표 발언을 보충하며, 세대를 잇는 K팝 특성과 재창작에 따르는 고민을 언급했다. S.E.S. ‘드림스 컴 트루(Dreams Come True)’를 새롭게 재해석하는 과정을 담은 리크리에이티드 콘텐츠와 관련한 질문에 카리나는 “어릴 때부터 어깨너머로 듣던 노래를 재해석해 감회가 새롭다”며 세대를 뛰어넘은 K팝을 암시했다. 또 일본 국적 멤버 에스파 지젤은 “시대를 풍미한 곡에 에스파의 느낌을 어떻게 담을지 생각했다”고 2차 창작에 앞서 따랐던 고민을 덧붙였다.

한편, 엔터테인먼트 최초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유튜브와 인연이 깊은 SM은 공동 마케팅으로 다시한번 유튜브와 뭉쳤다. 행사에 참석한 유튜브 이선정 전무는 2만5000명 관객으로도 K팝 가능성을 봤던 2012년을 회상하며, “그 가능성이 현재에는 쇼츠 조회수 20억회를 기록할 만큼 거대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유튜브는 최초를 함께 쓰겠다는 포부로 K팝 성장동력을 마련, 문화를 선도하는 거점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에스파는 과거 S.E.S. 노래를 재해석하는 리크리에이티드 콘텐츠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SM엔터테인먼트

긴밀한 SM과 유튜브 관계에 질문이 이어졌다. 함께 프로젝트를 기획한 배경을 묻자, SM 이성수 대표와 유튜브 이선정 전무는 한 데 입을 모았다.

이 대표는 “작년에 우연히 서로가 동일하게 리마스터링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대답을 시작했다. 그는 “K팝에 새롭게 유입된 팬들이 예전 콘텐츠도 이해할 수 있다면 K팝을 더욱 사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당 측면에서 SM과 유튜브 서로의 니즈가 맞아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이 전무는 “유튜브 입장에서 K팝 역사를 만들어온 SM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K팝 역사를 써내려가는 동반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리마스터링 계획 배경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 대표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중 SM이 최초로 유튜브 공식 채널을 오픈했다”며 “2009년 당시 소녀시대 ‘지(Gee)’, 슈퍼주니어 ‘쏘리 쏘리(Sorry, Sorry)’ 등 K팝 전성기였다”며 말했다. 또 “유튜브 채널 개설 이후는 문제없지만, H.O.T.나 S.E.S. 등 예전 아티스트들은 뮤직비디오를 업로드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며 “AI 등 급격한 기술 발전으로 시대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대답했다.

이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 X 유튜브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에 대해 “글로벌 팬들은 그동안 쉽게 접하지 못했던 K팝 역사를 고화질 콘텐츠 그 자체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또한 옛날 팬이었던 분들이 이제 부모가 돼서 자식들이 K팝을 즐기는 것을 보고 있다”며 “세대를 아울러 함께 K팝을 즐길 수 있는게 목표”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 전무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전세계 이용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사용자에겐 콘텐츠를 제공하는게 유튜브의 목표”라며 “K팝 관심과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용어 해설: 백워드 스필오버(backward spillover)

신보 출시에 따라 과거 앨범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현대 K팝 유행에 따라 과거 K팝 음원도 찾아듣는 풍토를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