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과방위] 원자로 헤드 부실공사, 국감 통해 재조명
무자격자 용접, 부실 악순환 고리 질타
원자로 헤드 부실 공사 문제가 국감을 통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7일 진행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한빛 5호기)공사에서 하청업체 용접 담당 조장이 작업자들의 자격시험을 대신 봐줬다"면서 "무자격자한테 작업을 맡기고 규격에도 맞지 않는 저가 제품으로 원자로 헤드를 부실 용접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한빛 5호기 원자로 헤드가 무자격자에 의해 잘못 용접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당시 검찰 수사 결과로 해당 사실이 밝혀졌는데, 작업을 맡았던 한수원·두산중공업·하청업체 관계자 8명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원자로 헤드에 용접한) 인코넬690과 스테인리스 재질은 일반인이 봐도 구분할 수 있는데, 작업자들이 구분을 못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면서 "더욱 큰 문제는 시행사인 두산중공업이 이를 알고도 묵인했고, 원안위 조사에도 사실을 은폐하려고 급급했다는 점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청업체의 무자격자가 규정 제품보다 무려 5∼6배나 싼 저가 제품으로 용접했는데,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이 이를 알고도 거짓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검증 과정에서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관리 소홀이 문제를 더욱 키웠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원안위와 KINS가 작업 현장의 용접 녹화 내용과 공인기관의 검사 내용 등 품질 활동 전반에 대한 검토만 제대로 했더라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면서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원안위의 안일한 태도"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한빛원전은 공극 발생과 철근 노출, 터빈 이상에 따른 가동 중단 등 연이은 부실시공으로 주민들의 불안이 높다"면서 "선제 대응과 꼼꼼한 점검으로 지역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 규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원자로 헤드 정비 구간에는 '수동용접' 관련 자격증 보유자가 직접 관통관에 들어가 작업해야 한다. 하지만 시행사인 두산중공업은 하청업체의 무자격 용접사가 작업하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한 것으로 이 의원을 통해 드러났다.
부식에 강한 재질인 알로이690과 스테인리스 309L은 가격에서도 큰 차이가 나 원가 절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용접제조사 K사의 대리점을 통해 시중 유통가를 확인한 결과, 규격제품인 알로이690은 '㎏당 7만~8만원'이며, 와이어1롤에 100만~12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반면, 스테인리스 309L은 '㎏당 1만원대'에 와이어1롤 가격은 20만원에 불과해 알로이690과는 무려 5~6배의 가격 차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