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의 게임오버] 아인하사드 없애는 리니지W, 이번엔 엔씨(NC) 믿어도 될까
상징적 과금 체계 폐지, 리니지M 등도 변화 엔씨(NC) 위기론에 매출 극대화보단 여론 돌리기
엔씨(NC)가 대대적인 변화를 약속했다. 게임 회사 생명줄이라고 할 수도 있는 과금 체계(비즈니스 모델·BM)를 직접 언급하며 기존 리니지식 BM 종식을 선언했다. 다만, 이용자들 반응은 생각보다 호의적이지 않다. ‘리니지W’가 출시된 뒤를 지켜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는 9월 30일 신작 멀티플랫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W’ 2차 온라인 쇼케이스 ‘리니지W 2nd 쇼케이스 : Answer’를 개최하고, 11월 4일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엔씨(NC)는 2차 쇼케이스를 통해 리니지W 서비스 방향을 공개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리니지W에선 BM을 대폭 축소한다는 것이다.
엔씨(NC)는 리니지W에 게임 내 피로도 시스템인 ‘아인하사드의 축복’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출시 시점뿐 아니라 서비스 종료 때까지 비슷한 시스템도 도입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리니지 시리즈를 대표하는 BM 중 하나다. 지속적인 수급이 캐릭터 성장과 직결된다. 최근 엔씨(NC)가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 역시 아인하사드의 축복과 비슷한 시스템 도입을 해 이용자로부터 “리니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리니지W에선 엔씨(NC)의 상징적인 BM을 포기한 셈이다.
이외에도 수집형 BM인 변신과 마법인형 시스템 역시 게임 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얻을 수 있도록 획득 경로를 확장했다. 액세서리는 게임 내 보스 쟁탈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이용자들의 목표 의식을 위한 슬롯만 남겨두고 유료 아이템으로 판매하는 액세서리 슬롯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엔씨(NC)는 아인하사드의 축복과 비슷한 시스템도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리니지W는 캐릭터 성장, 사냥, 전투 등 리니지 고유의 게임성을 보다 대중적으로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또 리니지W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이용자와의 소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리니지M과 리니지2M 일부 BM을 유료 재화 대신 게임 내 재화로 변경한다는 내용도 안내했다.
‘콧대 높던’ 엔씨(NC)의 이런 변화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엔씨(NC) 위기설에 기인한다.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 출시 후 리니지와 달라지지 않은 BM에 이용자 비난이 쏟아졌고, 엔씨(NC) 주가는 말 그대로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순식간에 5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김택진 엔씨(NC) 대표까지 직접 나서 엔씨(NC) 위기론을 언급하며 사과했다. 김택진 대표는 최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추석 메시지에서 “엔씨(NC)를 둘러싼 외부 반응이 냉담하다. 게임은 물론 엔씨(NC)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엔씨(NC)가 위기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며 CEO로서 엔씨(NC)가 직면한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개 숙였다.
김 대표는 특히 “과거의 성공 방정식은 이미 지난 이야기다. 그 동안 당연히 여겨왔던 방식과 과정에 의문을 품고 냉정히 재점검하겠다”며 “엔씨(NC)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엔씨(NC) 문제를 정확히 짚고 대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해 변화를 예고했다.
리니지W에서 대대적인 BM 변화를 예고한 것은 당장 리니지W 매출 극대화가 아닌, 이용자 마음을 달래고 여론에서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사들은 ‘블소2’ 개선으론 엔씨(NC) 주가 반등이 힘들 것이라면서 리니지W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고 예측했다. 대신 게임성은 기본으로, 획기적인 BM 개선을 내놔 이용자들이 납득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도 함께 했다.
그러나 ‘블소2’ 이후 엔씨(NC)를 등진 이용자 시선은 대부분 차갑다. 관련 커뮤니티 등에선 엔씨(NC)의 리니지W BM 파격 개선 결정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한 이용자는 “엔씨(NC)에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며 “‘블소2’ 때도 출시 전에 리니지같은 과금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던 엔씨(NC)다. 이번 리니지W 관련 발표도 주가 반등을 위한 면피성 약속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게임 나와봐야 안다”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는 “엔씨(NC)의 사악한 BM이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인하사드 없앤 뒤 다른 방향의 BM을 구축할 것이 뻔하다”면서 “김택진 대표가 마지막 리니지라고 말한 만큼 리니지에 열광하는 사람들로부터 끝까지 뽑아먹을 것”이라고 냉소를 보냈다.
또다른 이용자는 “리니지에 한때 미쳤던 사람으로서 마지막 남은 애정을 갖고 엔씨(NC)에 조언해주겠다”며 “이용자들은 게임만 괜찮다면 과금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면 독이 된다. 체계적이고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BM 구축이 필요할 때”라고 조언했다.
한편, 엔씨(NC)는 리니지W를 11월 4일 자정(한국 기준) 출시한다. 1차적으로 한국, 대만, 일본, 러시아, 동남아, 중동 지역 등 총 13개국 서비스를 시작한다. 향후 북미, 유럽, 남미 지역으로 출시 국가를 확대한다. 9월 30일부터 시작한 글로벌 사전예약은 1000만건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