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인지흐림증'으로…병명 개정 법안 국회 발의

3000여명 참여 치매병명개정 공모전 통해 뽑힌 병명 이종성 의원 "부정적 느낌 적고 질병도 명확히 설명"

2021-10-01     김현우 기자
지난 24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팩트경제신문에서 주최한 치매병명개정 공모전 시상식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팩트경제신문

이종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은 1일, ‘치매’를 ‘인지흐림증’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치매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고 밝혔다.

‘치매(癡呆)’라는 병명은 ‘어리석을 치’, ‘어리석을 매’라는 부정적 의미로 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환자와 가족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대표적인 반 인권적 용어로 꼽혔다.

더욱이 치매는 일본의 정신 의학자 '쿠레 슈우조'가 서양에서 쓰는 용어인 '디멘시아(Dementia)'를 일본어로 번역한 걸 일제 식민지였던 한국과 대만 등에 이식한 용어여서 일제의 잔재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치매진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치매 진단 환자는 2014년 35만명, 2016년 42만명, 2020년 56만명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용어를 만든 일본조차도 2004년부터 치매를 인지증(認知症)으로 바꿨으며 대만은 실지증(失智症), 그리고 중국과 홍콩은 뇌퇴화증(腦退化症)이라는 용어로 개정해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치매 병명 개정을 위해 국회와 보건복지부 차원에서 다양한 대안을 논의했으나 다른 질병과의 혼동 될 우려 등의 이유로 개정되지 못했다.

특히 이번에 이 의원이 ‘인지흐림증’ 병명 개정을 위해 대표발의한 치매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팩트경제신문에서 3000여건의 응모를 받아 전문가 논의와 심사를 거쳐 결정 된 용어다. 심사위원단은 '인지흐림증'이 다른 질병과의 혼돈 가능성이 적고, 부정적인 느낌도 덜하며, 질병 설명도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이종성 의원은 "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간질은 뇌전증, 문둥병은 한센병, 정신분열증은 조현병으로 질환명이 변경된 사례가 있는 만큼, 치매도 조속히 병명을 개정해야 한다"라며 "치매 병명 개정을 통해 치매 환자 및 가족들이 겪고 있는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고, 질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여서 적극적인 조기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법안을 공동 발의한 의원 수는 총 11명으로 확인됐다. 먼저 이종성 의원을 포함해  강기윤, 김기현, 김영식, 김용판, 박대수, 박덕흠, 서일준, 윤창현, 정운천, 추경호 의원이 법안 제안자 명단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