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의 게임오버] 사면초가 엔씨(NC), 린저씨 돌아서고 공매도 악재까지
‘블소2’ 출시 후 연일 악재···공매도 과열종목 지정도 증권가 목표치 줄줄이 하향···“유저 마음 돌려야”
‘리니지 왕국’으로 불리며 국내 게임사 대장 역할을 하던 엔씨(NC)소프트가 사면초가에 처했다. 신작 게임에 대한 실망감과 달라지지 않은 과금 체계로 인해 그간 회사 매출을 견인하던 중과금 유저들이 상당수 등을 돌렸고, 주가는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다. 여기에 공매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곤혹스러운 상태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는 신작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8월 27일부터 연일 비판을 받고 있다.
이용자들이 비판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일단 엔씨(NC)가 공들여서 내놓은 야심작 ‘블소2’의 그래픽과 게임성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 비판 요소다.
‘블소2’는 하반기 엔씨(NC) 최대 기대작이었다. 전작인 ‘블레이드&소울’이 타 회사의 MMORPG 대비 그래픽, 게임성에서 호평을 받으며 성공을 거뒀기에 후속작 기대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블소2’ 사전예약에만 746만명이 참여하는 등 정식 서비스 전부터 대박 조짐을 보였다. 이는 국내 최다 기록이다.
기대와는 달리 뚜껑을 연 뒤 최신 모바일 기기에서도 최적화가 되지 않아 멀티플랫폼 게임이라는 말이 무색하다는 지적과 난이도 밸런스 문제 등은 ‘블소2’ 비판 시작점에 불과했다. 가장 큰 비판 요소는 바로 과금 체계(BM), 그리고 BM을 개선하겠다고 먼저 약속한 엔씨(NC)의 약속 불이행이었다.
지금의 엔씨(NC)를 있게 한 게임은 반박 여지 없이 ‘리니지’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무제한적 과금을 유도하는 ‘리니지식 BM’에 염증을 느꼈고, 불매운동까지 펼쳤다. 지난 3월 엔씨(NC)에서 출시한 ‘트릭스터M’이 리니지와 비슷한 BM을 보여 큰 비판을 받았고, 초기 15억원대이던 일 매출 규모도 6개월여가 지난 현재 5분의1 수준도 안되는 2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이미 엔씨(NC)는 ‘리니지M’에서 문양 시스템을 롤백하는 사건으로 게이머들을 등돌리게 했다. 엔씨(NC) 게임 열성 이용자 대부분을 뜻하는 ‘린저씨’ 대신 헤비 과금 이용자인 ‘핵과금러’를 택한 엔씨(NC) 결정은 이용자들 공분을 사 청와대 청원에 이어 트럭시위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씨(NC) 이장욱 IR 실장은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리니지M’과 관련해 지표상에도 문제가 없다면서 사실상 불매운동 등에 실질적 영향은 없다고 말해 이용자들이 더 크게 반발했다. 다만 이 사태에 움찔했는지 엔씨(NC)는 ‘블소2’ 출시 전 “리니지식 BM을 도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달라진 모습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엔씨(NC)는 스스로 먼저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블소2’ BM이 사실상 이름만 바꾼 리니지 BM이라는 비판에 엔씨(NC)는 반박하지 못하고 결국 사과했다. 게다가 대작 게임에선 이례적으로 출시 하루 만에 서비스 개선 방안을 발표하는 한편, 며칠 지나지 않아 전면적인 시스템 개편도 단행했다. 김택진 대표가 해당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엔씨(NC)의 이런 신속한 조치 배경으론 주가 하락이 꼽힌다. 80만원대였던 엔씨(NC) 주가는 ‘블소2’ 출시 후 수직으로 하락하며 급기야 60만원대까지 내려앉아 시총 5조원 가까이가 약 일주일 만에 증발했다. 야심작이었던 ‘블소2’ 초기 반응이 매우 좋지 않았고, 매출 순위도 기대치보다 낮았기에 이런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공매도 이슈까지 겹치면서 엔씨(NC)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26일 엔씨소프트 공매도 거래대금은 직전 거래일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879억원에 달한다. 엔씨(NC)는 공매도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주가가 폭락하면서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돼 하루 정도 숨을 돌렸지만, 다음날 공매도 제한이 풀린 직후부터 다시 공매도 세력의 타겟이 돼 연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이에 증권가는 엔씨(NC) 목표주가를 기존 90만원~100만원대에서 70만원~80만원 선으로 하향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추는 등 향후 전망 기대치를 낮췄다.
그러나, 엔씨(NC)의 ‘리니지M’, ‘리니지2M’ 등이 여전히 높은 매출 순위에 올라 있으며, 차기작인 ‘리니지W’로 반등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엔씨(NC)가 게임 외에도 가동할 수 있는 성장 동력원이 많다는 점 역시 반등의 희망을 노릴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증권가는 공통적으로 “엔씨(NC)의 중요한 과제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붙잡는 것”이라면서 “그간 성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BM 등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