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굴착기 시장 급냉에 떠는 '두산·현대'···"유럽으로 가자"

지난해 동기 대비, 굴착기 판매량 43%↓ 경기부양 속도 조절에 따른 시장 하락세 반면 유럽 시장에선, 사상 최대 실적 견인

2021-07-13     김현우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중국의 굴착기 시장 수요가 올해 2분기, 곤두박질 치고 있다. 중국 시장이 매출의 40%가량을 차지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 등 국내 업체들의 타격이 커지고 있다.

두 회사가 판매하는 굴착기의 전체 판매량 30%이상이 중국에서 나온다. 두산인프라의 경우 올 2분기에만 3823대를 판매했는데, 지난해 동기 6725대 대비 43% 줄었다. 현대건설기계는 19% 줄어 2492대만 판매하는데 그쳤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대확산이 한창이던 지난해, 중국 정부가 총 6조 위안(약 1060조원) 규모의 강도 높은 경기부양책을 펼쳤다. 특히 이 중 3조 7500억위안(약 530조원)의 지방정부 전문채권 40% 이상이 인프라 건설에 투자되면서 '굴착기 시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부터 중국이 경기부양 속도를 조절하면서 중국 굴착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개발기업에 대한 규제를 신설한 것인데, 지방정부의 부채 부담에 따라 인프라 투자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철강 제품 가격도 올랐고, 이를 조정하기 위한 일부 공사 일정도 지연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중국공정기계협회의 자료를 보면, 중국 내 굴착기 판매는 지난해 3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율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올해 4월 2.5%로 주저앉았다. 5월부턴 마이너스로 전환된 상태다. 이 같은 하락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2분기 중국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감소가 있지만 한국, 신흥, 북미,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회사 전체 매출은 순조롭다"고 말했다.

DX225LC 굴착기./ 두산인프라코어

유럽 시장은 '신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의 상황과 달리, 유럽 시장에선 최대 월간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회사가 연초 수립한 월 판매 목표 대비 약 13%를 초과 달성한 것이다. 두산에 따르면, 부품 매출에서도 연초 계획대비 132%수준인 520만 유로(약 70억 7023만원)의 매출을 달성, 월간기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4월, 북미시장에서도 월간 최대 판매량을 달성한 바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북미법인은 올해 4월 한달간 건설기계 총 210대를 판매해 1994년 북미 진출 이후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정관희 두산인프라코어 유럽법인장은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았음에도 시장확대를 위해 추진해 온 핵심전략과제들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부품 결품, 물류 지연 등으로 장비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대 월간 판매 실적을 달성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유럽법인은 하반기에도 중형 굴착기 신기종을 출시하고 휠로더 및 굴절식 덤프트럭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