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의 스마트슈머] MZ세대 '뉴트로'에서 '할매니얼'까지

할머니+밀레니얼 합성 신조어 '할매니얼' 젊은 세대 레트로 감성 선호가 유통 트렌드화

2021-06-04     이소진 기자
사진은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이 '할매니얼'을 저격해 지난 9월 출시한 흑임자 꽈배기./spc그룹 제공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와 '할머니'라는 단어가 합성된 ‘할매니얼’이 유통업계에서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계에 이어 식품업계에서도 할매니얼을 저격한 흑임자, 팥, 쑥 베이스 제품을 앞다퉈 출시 중이다.

뉴트로와 복고 열풍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성공하는 마케팅 사례로 자리잡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 겸 한국유통학회장은 할매니얼 트렌드에 대해 “복고마케팅은 새로 생겼다기보다 옛날부터 쭉 하나의 마케팅으로 존재해왔다. 지금 젊은 세대들이 ‘할매니얼’이라고 하는 것처럼 엑스세대 마케팅도 존재했다”며 “아무래도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계속되다보니, 온라인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데 온라인상에서 옛날 자료들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과거에 대한 향수때문에 지갑을 연다면, Z세대는 ‘재미’를 위해 소비한다. 지난해 9월경 출시된 첵스 파맛은 네티즌 사이에서 부정선거에 밀린 파맛 차카를 되살리자는 여론이 형성되며 ‘첵스’ 유통사인 농심켈로그가 16년만에 부정선거에 대해 사과하고 첵스 파맛 출시했다. 첵스 파맛은 출시 후 SNS를 통해 확산되며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끓었다. 단발성 제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6년의 스토리가 소비 심리를 자극하며 히트에 성공했다.

할매니얼 트렌드는 유통과 식품에서 패션으로 이어진다. 플라워 패턴, 롱스커트, 통바지는 2030 사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차림이 됐다. 이 가운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요즘 초등학생들은 스키니진을 ‘엄마바지’라고 부른다"는 글이 올라와 밀레니얼 세대 네티즌들은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한편, 정 교수는 “최근 현대화되면서 골목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한 세대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향수가 있는 것 같다. 향수가 생길만한 것들이 줄어들면서, 오히려 향수를 강하게 하는 게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