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인사항명 파문…내부 관리 경영시스템 구멍
SK네트웍스 전 사장이 "물러나야할 사유 말해달라" 반발
문덕규 SK네트웍스 전 사장이 지난해 말 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자신을 퇴진시킨 결정에 항의해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창근 의장과 전 직원들에게 항의 이메일을 보냈다가 철회했다.
앞서 SK그룹은 4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를 바꾸는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으며, 지난 20일 에스케이네트웍스는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 선임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당사자인 문 전 사장은 SK E&S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3년 3월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가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2년만에 물러났다.
이에 문 전 사장은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김창근 의장에게 임기중 퇴진해야 하는 사유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하는 전자우편을 김 의장에게 보낸 데 이어, 지난 18일 에스케이네트웍스 직원들에게 이 전자우편을 재전송했다.
그는 전자우편을 통해 "40년 SK의 품을 떠나면서 많은 고민 끝에 그룹의 무한한 발전과 성장을 위해 몇 가지 고언을 남기고자 구성원 여러분들께 메일을 보내게 됐다"며 "지난해 말 김 의장으로부터 '이제 그만 내려놓으세요'라는 말 외에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장에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3대 그룹에서 임기중인 최고경영자(CEO)를 아무런 사유나 설명도 없이 퇴임시키는 관행은 근절돼야 할 것"이라며 "물러나야 하는 사유를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최태원 회장 구속 수감과 과거 에스케이글로벌 분식회계 사태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일들이) 미숙한 리스크 매니지먼트에서 기인된 것인데 그룹의 리스크 매니지먼트 수준 및 신상필벌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전 사장은 이메일을 보낸 지 5~10분 만에 다시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최태원 회장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김창근 의장의 인사권 행사에 계열사 CEO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는 점에서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