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여의도연구원, '개미 심폐소생 긴급 좌담회' 개최
'금투세 유예' 여론전···"중산층 죽이기"

김용태 연구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주최 '개미 심폐소생 긴급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수빈 기자
김용태 연구원장이 서울 영등포구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주최 '개미 심폐소생 긴급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최수빈 기자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주식·펀드 등 금융투자 소득을 얻는 투자자에게 부과하려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에 대한 ‘동학개미’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과세 유예 여론전에 불을 지폈다. 

금투세는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여야 합의로 도입이 결정됐으며 202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 7월 국회에 제출한 세법개정안에는 2025년까지 2년간 금투세를 유예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세법개정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17일 국민 조세저항 민심을 직접 듣기 위해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개미 심폐소생 긴급 좌담회’를 주최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업계 전문가들은 경제 상황과 주식 시장의 불안정성을 강조하면서 유예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수익이 안 나는데 과세를 억지로 하다 보면 시장이 붕괴되고 투자자들은 떠나게 된다”며 “우리 주식시장이 침체돼 있고 경쟁력이 과도하게 낮아진 상태에서 세금 부과는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최 원장은 “국내 주식시장이 오랜 기간 꾸준히 수익을 내온 곳도 아니고 최근 1~2년간 급격한 호황을 누린 게 전부”라며 “금투세 도입은 선진국밖에 없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이다”라고 꼬집었다. 

선진국의 경우 금투세를 시행 중이지만 보완 제도가 존재한다. 미국은 주식·채권 등을 양도해 얻은 자본소득을 단기 소득과 장기 소득으로 나누어 과세한다. 1년 이상 장기간 보유한 주식을 처분할 때는 0~20%의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한다. 

일본은 이월 공제기간은 3년으로 제한해두고 있지만, 상장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서 순손실이 나면 양도소득과 배당·분배금에서도 공제해주고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장은 “금투세 통과가 내달 2일 국회에서 의결되면 그 순간 12월 패닉장이 올 것은 불문가지”라며 “세금을 더 내고 불공정한 대한민국에서 내가 왜 주식을 하느냐는 인식을 가진 1%의 개인 큰손들이 빠져나가면 나머지 99%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민주당은 부자감세라고 해당 법안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개미투자자들의 세금 부담만 늘어나고 기관과 외국인들은 혜택을 보는 빈자증세 부자감세”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이 결성한 단체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최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금투세 주가폭락’, ‘주식시장 대재앙’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금 주식시장 금융투자소득세 유예 조치를 하지 않으면 금융시장 혼란과 상당한 주가 폭락으로 투자자에게 자산 손실을 줄 수 있다”라며 “경제 위기가 세계적으로 와 있는데 금투세에 대해 여야가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는 건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 의장은 “(정부 입법안이) 거의 다 민생과 관련된 것인데 ‘부자 감세’라는 고약한 프레임을 씌워 중산층을 죽이고 있다”라며 “민주당이 (금투세에 대해) 전향적으로 답을 내놓아 달라”고 촉구했다. 

좌담회 좌장을 맡은 김용태 여의도연구원장은 “모든 정책이라는 것은 구조적 허실이 있기 마련이고, 허를 확실히 보완한 다음 시행하는 게 맞지 않나”라며 “민주당이 지금 이 사안을 갖고 자중지란에 빠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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