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언론 노조 협의체, 20일 국회 앞 기자회견
"주요 간부들 민노총 언론노조 일색"
"5년 전 사장들 강제축출···지금은 자리 지켜"

공영언론(KBS·MBC·YTN·연합뉴스) 노동조합 협의체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상무 기자
공영언론(KBS·MBC·YTN·연합뉴스) 노동조합 협의체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상무 기자

공영언론(KBS·MBC·YTN·연합뉴스) 노동조합 협의체는 20일 "적폐청산 앞세운 보복과 공정방송 빙자한 정권부역 공영언론 4사 사장들은 즉각 사퇴하라"고 밝혔다. 공영언론 노조들이 한 목소리로 각 사장들 퇴진을 촉구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들은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KBS·MBC·YTN·연합뉴스 등 공영언론사에선 무슨 참사가 일어났는가"라며 "이른바 민노총 언론노조 '홍위병' 세력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온갖 트집을 잡아 임기가 남았던 전임 사장들을 강제 축출하는 데 앞장섰다. 이는 5년 전 여당이 됐던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장악 문건'의 내용과 흡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민주당은 공영방송 야당 측 사장·이사진 퇴진을 목표로 '언론적폐 청산' 문건을 작성했다가 언론의 폭로로 그 실체가 드러났다"며 "문건에는 야당 측 인사들의 개인 비리를 부각시켜 퇴출시키자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협의체는 "민노총 언론노조원들은 위 '언론장악 문건'에 적시된 그 시나리오와 유사한 수법으로 파업을 벌이거나 야당 측 인사들에게 집단 린치 수준의 인격 테러를 가하면서 강제 축출하는 데 앞장섰다"며 "그 결과 민노총 언론노조 인물들은 KBS·MBC·YTN·연합뉴스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점령군이 전리품을 나누어 갖듯 주요 간부들을 민노총 언론노조 일색으로 채웠다"고 규탄했다.

또한 "5년이 지나 윤석열 정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민노총 언론노조의 지지를 받는 KBS 김의철, MBC 박성제, YTN 우장균, 연합뉴스 성기홍이 사장직을 맡아 우리나라 공영언론사를 떡 주무르듯이 장악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5년 전 임기가 남은 방송사 사장들이 강제 축출됐다는 사실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임기는 지켜야 한다고 강변한다고 전해진다"며 "'언론노조가 공영언론을 좌지우지한다'는 세간의 평가에는 화들짝 놀라며 '그건 아니라며 오리발을 내민다'.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난했다.

협의체는 아울러 각 언론사 사장들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적시하며 비판했다.

KBS 김의철 사장에 대해선 "5년 전 임기가 7개월이나 남은 전임 사장을 강제 축출한 '홍위병' 난동 현장의 핵심 인물이었다"며 "그래서인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바로 보도본부장, 알짜 계열사인 KBS비즈니스 사장을 거쳐 KBS 사장 자리까지 꿰어차는 기염을 토했다"고 지적했다.

MBC 박성제 사장에 대해선 "보도국장 시절 조국 전 법무장관 지지 집회를 과장 보도하고 문재인 정부 비판 시위를 폄훼하는 등 불공정 보도를 주도했다"며 "사장이 된 뒤에도 대선과 지방선거 때 극단적인 편파 보도를 자행함으로써 민주당 선전 매체 방송이라는 비난을 자초한 책임이 있는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YTN 우장균 사장에 대해선 "사내 권력을 남용해 민노총 언론노조 YTN지부의 파업에 불참한 기자 등을 중심으로 인사보복을 자행했다. 구체적으로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 성기홍 사장에 대해선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와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는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 이재명 당시 여당 후보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편파보도를 일삼아 시민단체에 의해 부역 언론인으로 지목됐다"고 규탄했다.

이날 회견 진행을 맡은 이영풍 KBS노조 정책실장은 구호 제창에 나섰다. 이 실장이 김의철·박성제·우장균·성기홍 등 사장 이름을 부를 때마다 참가자들은 "사퇴하라"고 세 번 외쳤다. "민노총"을 부를 땐 "각성하라"고 주장했다. 

공영언론 노조들이 각 언론사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KBS노조
공영언론 노조들이 각 언론사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KBS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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