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여성경제신문 금융포럼]
크립토 미래 민관이 함께 만들어 나가야
감독과 진흥 균형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
결국 탈중앙화 현장 목소리 반영이 관건

여성경제신문이 16일 금융의 미래 크립토 생태계 육성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김기배 카이스트 책임연구원과 채이배 전 국회의원이 토론하고 있다. /장세곤 기자
여성경제신문이 16일 금융의 미래 크립토 생태계 육성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김기배 카이스트 책임연구원과 채이배 전 국회의원이 토론하고 있다. /장세곤 기자

크립토 생태계는 정부와 산업계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캠프는 감독 체제 확립에, 윤석열 캠프는 진흥기구 설립에 방점을 두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정작 원하는 것은 탈중앙화이기 때문이다. 

16일 여성경제신문이 블록체인법학회, 서울이더리움밋업과 공동으로 개최한 금융포럼 특별좌담 세션은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공약을 소개한 뒤 이에 대한 전문가 패널들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성경제신문이 16일 금융의 미래 크립토 생태계 육성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공정시장위원장(전 국회의원)이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소개하고 있다. 채 전 의원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감독기능이 더해져야 디지털자산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여성경제신문이 16일 금융의 미래 크립토 생태계 육성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공정시장위원장(전 국회의원)이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소개하고 있다. 채 전 의원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감독기능이 더해져야 디지털자산 시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성경제신문 

이재명 캠프에선 채이배 전 국회의원이, 윤석열 캠프에선 윤창현 의원이 대리 참석해 공약을 소개한 뒤 김서준 해시드 대표,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가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먼저 채이배 전 의원은 '디지털 자산 공시 의무화'를 비롯해 감독전담조직 설치 방안을 이 후보 대표 정책으로 소개했다. 채 전 의원은 "가상자산 발전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찾아내고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감독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반면 윤 후보 측은 디지털자산진흥청 설립 카드로 맞불을 놨다. 감독과 진흥을 이중으로 담당하는 관료주의적 관행을 벗어나야 정책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밖에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과 코인투자 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거래소 발행(IEO, Initial Exchange Offering)을 통해 국내코인 발행(ICO, Initial Coin Offering)을 허용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김기배 카이스트(KAIST)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이 16일 금융의 미래 크립토 생태계 육성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을 대신 설명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김기배 카이스트(KAIST)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이 16일 금융의 미래 크립토 생태계 육성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공약을 대신 설명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특별좌담 진행을 맡은 김기배 카이스트(KAIST)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은 두 후보의 공약에 대해 "이재명 후보가 자금조달과 금융시장 확대 과정에서의 제도적 기반 마련에 맞춰져 있다면 윤석열 후보는 산업진흥에 주안점을 두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패널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두 후보 공약에 혹평을 내놨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블록체인 혁명 양상을 보면 정치권이 생각하듯 차근차근 발생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크립토시장이 과연 IEO를 통한 토큰 발행과 같은 방식으로 정해진 루트로 성장해온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각 후보 공약이 "전체적 그림을 담지 못해 자칫 누더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박종배 변호사는 "공약을 내놓은 것은 고무적이지만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어프로치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투자자 보호와 진흥 측면에서 균형 있는 접근에 아쉬움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금융포럼] 특별 좌담에 참여한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블록체인 혁명 양상을 보면 정치권이 생각하듯 차근차근 발생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크립토시장이 과연 IEO를 통한 토큰 발행과 같은 방식으로 정해진 루트로 성장해온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곤 기자
[금융포럼] 특별 좌담에 참여한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블록체인 혁명 양상을 보면 정치권이 생각하듯 차근차근 발생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크립토시장이 과연 IEO를 통한 토큰 발행과 같은 방식으로 정해진 루트로 성장해온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세곤 기자

그림자 규제 뭐냐는 채이배 질문에
김서준 "창구 규제···막연한 두려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코인을 상장하려면 변호사로부터 '증권형 토큰'이 아니라는 확인을 받아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암호화폐에 자칫 자본시장법이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증권형 암호화폐 발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런 딜레마로 투자자들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사각지대에 있어 왔다.

모든 후보가 ICO까지 허용한 마당에 '그림자 규제'가 있다면 무엇이 존재하느냐는 채 전 의원의 질문에 김서준 대표는 '창구 규제'라고 받아쳤다. 그는 "정부가 책임감 있게 블록체인 산업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이면서도 우는 애기 달래주는 형식으로 정책을 내놓다보니 막연한 불안감이 반복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는 중앙화된 시스템을 고집하는 정부의 태도 문제를 지적했다. 정 대표는 "크립토 산업의 근본적인 동력을 꼽자면 탈중앙화된 개인 간의 분권화된 신뢰시스템"이라며 "기존의 중앙화된 시스템이 거부반응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런 간격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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