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여성경제신문 금융포럼]
허울 공약보다 실질적 논의 필요

16일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여성경제신문이 블록체인법학회, 서울이더리움밋업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2 대선 금융과제,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 금융포럼이 열렸다. /장세곤 기자
16일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여성경제신문이 블록체인법학회, 서울이더리움밋업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2022 대선 금융과제,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 금융포럼이 열렸다. /장세곤 기자

크립토 생태계 구축을 집중토론하는 포럼이 열렸다. 크립토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와 대체불가능토큰(NFT, Non Fungible Token) 등을 통칭하는 용어다.

크립토 생태계는 제20대 대선 향방을 가를 '열쇠'로 불릴 정도로 큰 현안 중 하나로 꼽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공정한 크립토 시장을 위한 10대 정책 방안을 내걸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개미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심 투자 환경' 마련을 약속했다.

그러나 대선 공약은 2030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는 크립토 투자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이른바 '퍼주기식 공약'일 뿐, 실질적으로 중요한 크립토 생태계를 위한 대안으론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 및 투자자의 주된 의견이다.

여성경제신문은 블록체인법학회, 서울이더리움밋업과 공동으로 정치권과 현업에 종사하는 IT 전문가 및 법률가, 저널리스트를 초청해 '2022 대선 금융과제,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을 주제로 금융포럼을 열었다.

16일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금융포럼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자금조달' '금융시장의 확장' '제도 혁신과 과세 정비' 등의 주제토론과 '금융의 미래와 한국의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에 관한 특별 좌담으로 나눠 진행됐다.

3개 세션 발표에 이어 진행된 특별 좌담에는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 김서준 해시드 대표,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 등이 참여했다.

 

정경민 여성경제신문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 필요성을 설명했다. /장세곤 기자
정경민 여성경제신문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 필요성을 설명했다. /장세곤 기자

개회사에서 정경민 여성경제신문 대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 후보들께선 크립토 생태계 육성 공약을 내놓고는 있지만, 아쉽게도 공약의 상당부분이 암호화폐 투자 관련 이슈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을 뿐 크립토 생태계 육성을 위한 청사진은 잘 보이지 않는다"며 "이에 여성경제신문이 국내 최대 크립토 커뮤니티인 블록체인법학회와 서울이더리움밋업과 함께 대한민국 크립토 생태계를 어떻게 키워야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게 됐다"고 전했다.

행사에 앞서 이재명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축사를 보내왔다.

이재명·윤석열 캠프 축사 통해 제도 마련 약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축사를 대독한 김경만 의원은 "새로운 시장의 안전한 정착을 위해 튼튼한 제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축사를 대독한 김경만 의원은 "새로운 시장의 안전한 정착을 위해 튼튼한 제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세곤 기자

이재명 후보는 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지난달 전 세계 NFT 거래량이 한화로 약 7조2360억원에 달한다"면서 생태계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자 수도 1000만 명을 넘어섰다"며 "새로운 시장의 안전한 정착을 위해 암호화폐 시장 질서 정상화와 투자자 보호, 부정거래 차단 등을 위한 튼튼한 제도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 원희룡 정책본부장도 제도 마련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1000만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원 본부장은 국내 코인 발행 ICO 허용은 물론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규제 걱정 없이 민간의 자율과 창의가 충분히 발휘되도록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을 기본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느냐, 따라가는 자가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세곤 기자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축사를 통해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느냐, 따라가는 자가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세곤 기자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느냐, 따라가는 자가 되느냐에 따라 앞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결정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올해 글로벌 긴축 전환과 인플레이션 리스크 등으로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암호화폐 시장도 안정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장 참여자, 감독, 당국 그리고 학계가 함께 금융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션 1] 블록체인 통한 혁신적 자금 조달
전면금지 아닌 '법률개정' 기반 허용 필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 자금조달'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 1에서는 김동환 법무법인 디라이트 변호사가 '암호화폐공개(ICO, Initial Coin Offering) 허용과 스캠(신용 사기) 방지에 관한 바람직한 국가의 입장'을 발표했다.

ICO는 국내에서 2017년 9월께 전면 금지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김 변호사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ICO 도입에 따른 검토 방안을 제시하는 가운데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스캠을 들어 해석을 보탰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스캠을 우려해 ICO 도입을 주저할 경우, 국가가 암호화폐 시장 확장세를 따라가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그간 불건전 가상자산 발행도 다양한 형사 처벌이 있어왔듯, 규제 범위만 명확히 구분한다면 스캠도 ICO에 장애물이 되진 않는다는 게 김 변호사의 의견이다.

 

두 번째 연사인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미국의 증권형 토큰 발행(STO, Security Token Offering) 선례를 제시했다. /장세곤 기자
두 번째 연사인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미국의 증권형 토큰 발행(STO, Security Token Offering) 선례를 제시했다. /장세곤 기자

이어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증권형 토큰(STO, Security Token Offerings) 공개 허용의 득실'에 관해 얘기했고, 권국현 법무법인 이제 변호사는 '탈중앙화 자율기구(DAO,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활성화를 통한 크라우드 펀딩'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 변호사는 미국의 STO 선례를 제시하면서 "증권 자체를 토큰 형태로 발행할 경우 중간 개입자가 존재하지 않아 비용 절감 효용이 있다"며 국내 도입에 따를 수 있는 이점에 대해 얘기했다. 다만 "전면적 실행을 위해서는 현행 법률 체계와 맞지 않으므로 법률 개정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에 DAO를 적용해 진행했던 국보 공동소유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장점을 얘기했고, 현행 법률상 문제 및 남은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배경일 서울이더리움밋업 공동조직자가 모더레이터로 나서 토론을 진행했다.

[세션 2] 금융시장의 확장
세심한 국가적 역할 요구

'금융시장의 확장'을 주제로 진행된 세션 2에는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변호사가 '탈중앙화된 금융(DeFi, Decentralize+Finance)의 등장'을 주제로 얘기했다.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변호사는 탈중앙화 금융이 법 제도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장세곤 기자
정수호 법무법인 르네상스 변호사는 탈중앙화 금융이 법 제도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장세곤 기자

실제 디파이 금융 내에선 중앙 금융에서 익숙한 상품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어 확장세가 뚜렷하다. 그러나 그만큼 현행 금융상품업권법과 충돌하는 지점도 많다. 대표적으로 중앙이 없다 보니 규제를 가할 대상이 없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같은 문제에 따라 정 변호사는 법 제도와 디파이 금융의 공존을 위해선 현행법 제정 취지에 맞게 탈중앙화 금융의 성격과 범위도 명확히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어 김종승 SK텔레콤 디지털자산(Digital Asset) 기획팀 리더는 'NFT의 효과와 예술과 화폐의 연락(Liaison of Art & Money)'에 대해 얘기했다.

그는 NFT시장이 'NFT 성격을 고려한 종합 기획이 없다는 점'을 문제로 꼽으며 "화폐를 사회적 신용 관계로 해석한다면, NFT가 화폐로서 기능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카이스트(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지불결제 코인의 확장' 주제 발표에서 스테이블 코인에 주목했다. /장세곤 기자
김의석 카이스트(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지불결제 코인의 확장' 주제 발표에서 스테이블 코인에 주목했다. /장세곤 기자

김의석 카이스트(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금융지주사의 관심사인 '지불결제 코인의 확장'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가 주목한 안정된 지불 수단은 스테이블 코인으로, 탈중앙 금융 시장 확장세 속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디지털 형태 지불결제의 안정화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다. 그는 전면적 해결이 불가능한 크립토 생태계 특성을 설명하면서 스테이블 코인이 갖는 안정화 기능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디지털화가 빠른 한국에서 CBDC(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 도입은 지불결제 수단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위한 목적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재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가 토론을 진행했다.

[세션 3] 제도 혁신 방향은?
정부의 변화가 최우선 과제

'제도 혁신과 과세 정비' 주제로 진행된 세션 3은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협회 회장이 '암호화폐 시장의 갈라파고스 규제'를 다뤘다.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협회 회장이 '암호화폐 시장의 갈라파고스 규제' 발제 주제로 트래블룰에 대해 얘기했다. /장세곤 기자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협회 회장이 '암호화폐 시장의 갈라파고스 규제' 발제 주제로 트래블룰에 대해 얘기했다. /장세곤 기자

정 협회장은 "최근 두나무와 코드(CODE)의 사업자들에 대한 줄서기 강요는 4대 거래소 독과점 가속화, 중견 거래소 트래블룰 시스템 중복 구축 및 과도한 비용부담을 유발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은 트래블룰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서 빨리 민관 합동 작업반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펀드와 ETF 도입을 위한 제도적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박 변호사는 "ETF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에 법상 제한이 없음에도, 금융감독당국이 불허용 정책을 취하나 명확한 이유를 공표하지 않아서 투자자들의 기회를 제한하는 불평등이 발생한다"며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의 인식변화 필요성을 꼽았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제도가 이미 다 갖춰져 있음에도 정부가 규제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세곤 기자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제도가 이미 다 갖춰져 있음에도 정부가 규제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세곤 기자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감독기구와 투자자 보호제도 혁신'을 주제로 "사실 새로운 부처가 필요한 게 아니다. 우리나라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는 이미 다 갖춰져 있지만 정부가 규제에 손을 놓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제도와 권한을 갖추고 있는 각 주무부처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용우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주식과 가상자산이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이한 과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차별로 느껴질 수 있다"며 과세 형평성에 대해 논했다.

각 발제자들의 발제가 끝난 후 정경민 여성경제신문 대표가 해당 주제에 관해 토론을 진행했다.

[특별좌담]

'금융의 미래와 한국의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 주제로 진행된 특별 좌담에서는 크립토 생태계 육성을 위해 정치권과 관련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김기배 KAIST 한국4차산업혁명센터 책임연구원의 사회를 중심으로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과 김서준 해시드 대표,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가 '금융의 미래와 한국의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에 관해 토론했다.
김기배 KAIST 한국4차산업혁명센터 책임연구원의 사회를 중심으로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과 김서준 해시드 대표,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가 '금융의 미래와 한국의 크립토 생태계 육성 전략'에 관해 토론했다.

특별좌담 모더레이터는 김기배 KAIST 한국4차산업혁명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이 맡았다.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공정시장위원장, 김서준 해시드 대표, 박종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정우현 아톰릭스랩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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