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능] "수험생 형들 마음도 녹였으면 좋겠어요" 핫팩 포장해 나눠 주기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시험장(서울특별시교육청 제13시험지구 제14시험장)에서 후배들이 수험생들의 '수능대박'을 기원하며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시험장(서울특별시교육청 제13시험지구 제14시험장)에서 후배들이 수험생들의 '수능대박'을 기원하며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니 답이 정답" "선배님, 재수 없습니다"

23일 서울 시내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 앞은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수험생 후배들의 손피켓과 응원전의 열기로 뜨거웠다.

경북 포항 지진으로 한 주 늦춰진 데다 전날보다 기온까지 뚝 떨어졌지만 후배들은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손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북과 꽹과리를 치며 응원에 여념이 없었다.

수험생들은 후배들의 응원이나 부모의 격려 속에서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고사장으로 향했다.

중구 이화외고 앞에서는 덕성여고 학생들이 한 대부업체 광고 음악을 개사해 "수능 수능 수능 대박, 덕성 덕성 믿으니까, 오∼ 걱정마세요"라고 응원곡을 불렀다.

이들은 추위에 대비해 롱패딩에 목도리·모자까지 방한용품으로 완전 무장하고서 수험생들이 한 명씩 들어올 때마다 발광 응원봉을 흔들고 북과 꽹과리를 치며 함성을 질렀다. 핫팩 등 추위에 대비할 수 있는 용품을 나눠주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굳은 얼굴을 하다 응원전을 보고 약간 긴장이 풀린 듯 미소를 지었다.

재치 있는 현수막과 피켓도 선보였다. 수능대박처럼 단순한 구호부터 '수능 잘 볼 거야/ 능력 있는 너라면' 등 수능 2행시 피켓에 이번 수능은 내가 맡는다 등 자신감을 북돋우는 펼침막까지 다양했다.

'선배님, 재수 없습니다' 등 학력고사 시절부터 수십 년을 이어내려온 고전(?)적인 구호도 있었다.

중앙고 2학년 정준호 학생은 "형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는 핫팩을 친구들과 사서 포장했다"며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는데, 고사장에서도 최선을 다해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중경고 1학년 강지연 학생은 "아침 5시 40분에 선배님들을 응원하기 위해 집에서 나와서 응원한다면서 꼭 시험에서 떨지말고 정답을 찍기를 바란다"면서 화이팅을 외쳤다.

고3학생을 따라나온 학부모 김지연씨는 "어려운 시험을 치르는 자녀들이 안쓰럽다면서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자녀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조용히 격려하고 자녀가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기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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