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수능] 묵묵히 수험생들 챙겨...후배들도 핫팩·사탕 건네며 격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시험장에서 수험생이 자원봉사자들로 부터 음료와 핫팩 등을 받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2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시험장. 수험생들보다 일찍 시험장을 찾은 학교별 응원단이 영하권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선배들에게 뜨거운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롱패딩에 목도리·모자까지 방한용품으로 완전 무장하고서 수험생들이 한 명씩 등장하자 자원봉사자들이 따뜻한 커피와 음료 등을 건네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은 '시험 잘보라'는 따뜻한 말과 함께 추위에 대비할 수 있는 핫팩과 사탕도 함께 나눠줬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영등포여고 1학년 엄소연(16) 양은 "추운날씨에 선배들이 시험을 치러야 해서 조금 안타깝다"며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만큼 최선을 다하고 나왔음 좋겠다"고 응원했다.

영등포 관내에 위치한 장훈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중인 김동희(16) 군은 "부모님 권유긴 했지만 오늘 봉사활동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별건 아니지만 따뜻한 커피와 말한마디로 수험생들의 추위를 녹일수 있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2년후 저 자리에 앉아 수능을 볼때는 교실 밖에서도 애쓰는 분들을 생각하면 조금은 감사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룰 수 있을것 같다"고 덧붙였다.

28년간 매년 이곳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영등포본동 청소년지도협의회 배춘숙(67) 회원은 "학부모님들이 학생들이 늦을까 일찍 오시는데 대부분 교문이 닫히기전까지 계신다"며 "특히 올해는 일주일이나 수능이 미뤄진데다 날씨도 예년에 비해 더 추워서 따뜻한 커피와 음료로 응원하고 나니 더 보람도 있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시험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음료와 핫팩 등을 수험생들에게 나눠주며 격려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손녀와 함께 같이 참석한 자원봉사자 이덕자(69) 할머니는 "예전에는 학부모입장에서 봉사할동을 했는데 내년에는 손녀가 수능을 볼 나이가 되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내년에는 손녀가 시험보는 모습을 응원하기 위해 꼭 다시 자원봉사자로 나올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날은 당초 계획보다 일주일 연기된 수능일정 여파에 수험생들의 얼굴엔 긴장한 모습이 묻어났다. 학부모들은 어려운 시험을 치르는 자녀들이 안쓰러운 듯 자신감을 잃지 말라고 조용히 격려한느 모습이 여기저기서 보였다. 수험생들은 후배들의 응원이나 부모의 격려 속에서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으며 시험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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